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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대교의 붕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디로 가는가소셜 인사이트 2022. 10. 10. 13:17
2022년 10월 8일 오전 8시경, 크림대교가 폭발하며 붕괴했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빼앗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대교)가 2022년 10월 8일 대형 폭발로 일부 붕괴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징물'이자 핵심 보급로이다. 러시아는 폭발사고에 우크라이나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전술 핵무기 사용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폭발은 크림 공화국 당국에 따르면 연료를 싣고 가던 화물 열차에서 발생한 화재라고 하며, 이후 CCTV를 확인한 결과 다리가 갑자기 폭발하면서 붕괴했다고 한다.
해당 붕괴로 인해 러시아에서 크림반도 쪽으로 가는 차량용 교량 상판 수십 미터가 무너졌고, 바로 옆 철도 교량을 지나던 연료 수송 열차의 화차 59개 중 7개가 화재가 나 철도 교량 수십 미터가 불탔다. 사고 조사를 맡은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잠정 조사 결과 3명이 사망했으며 이들 중 2명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한다. 폭발직후 차량과 철도 교통은 일시 중단되었지만 사고 당일 밤 러시아 교통부는 일부 교통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크림대교 폭발은 시작일 뿐"이라며, "불법적인 모든 것은 파괴되어야 마고 러시아가 훔친 것은 모두 우크라이나로 반환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남겼다.
크림대교는 왜 붕괴했으며 붕괴되어야만 했는가
처음에는 크림공화국 당국 분석에도 그렇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차 칸에서 발생한 화재라는 보도가 있었으나, 이후 CCTV를 확인한 결과 화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붕괴 원인은 나오지 않고 있다. 중동 분쟁 지역 디지털 수사 전문가인 Nick Waters가 여러 가설들을 분석한 트윗에 따르면 해당 붕괴의 원인은 다음의 세개로 좁혀질 수 있다고 한다. 1) 미사일 및 로켓 타격설, 2) 폭탄 트럭 폭발설, 3) 교량 하부 폭발설의 세가지이다. 트위터를 포함한 소셜 미디어 상의 여러 유저들은 현재 여러가지 가설들을 각자 지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크라이나군이 어떤 방식으로 타격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크림대교가 갖는 상징성과 의미는 상당히 크다. 크림대교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상징물'로 불릴 정도로 정치적 상징성과 군사적 효용성이 매우 큰 다리이다.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유일한 군사보급로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뒤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총길이가 18km에 이르는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로, 준공에만 70억달러가 투입되었으며, 이후 2018년 크림대교 개통식에는 푸틴이 직접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너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크림대교는 왜 러시아에게는 중요하며 우크라이나에게는 붕괴시켜야만 했던 구조물이었을까? 우선 가장 중요하게도 크림대교는 러시아에서 멋대로 지은 불법 건축물이다. 구글 지도에 크림 대교 리뷰를 보면 우크라이나인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크림대교는 산업폐기물로 취급하고 있고, 크림반도 주민들을 포함한 러시아인들은 러시아가 준 선물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크림대교는 교각을 매우 촘촘하게 세웠으며 그 높이도 낮아서 대부분 구간에서 선박이 통과할 수 없다. 이에 크림대교가 설치된 아조프해는 외부의 흑해와 선박교류가 어려워지게 되었다. 이는 아조프 해에 접한 항구도시들과 우크라이나에 큰 타격을 입힐 목적이라는 것이 분명해지는 상황이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잃은 데 이어 사실상 동부 우크라이나에서의 해양권을 완전히 상실하고 만 것이다.
크림반도와 크림공화국 (2014)
베이지색이 우크라이나, 붉은색이 크림공화국이다. 크림대교와 우크라이나를 알기 위해서는 크림 공화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크림공화국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여 크림공화국과 러시아의 연방시 세바스토플을 생성한 국가이다. 당연히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보고 있지만 러시아는 크림 공화국에 군대와 행정 자치부를 파견하여 러시아의 정권 아래에 두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크림반도의 주민들은 러시아의 점령에 긍정적인 반응과 지지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크림반도의 민족성과 자치성 때문이다. 크림반도에는 200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슬라브 인뿐만 아니라 그리스인, 고트족, 이탈리아인, 독일인, 튀르크인, 몽골인 등까지 여러 정복자들과 다양한 정착민들이 흥망을 거듭하며 존속해왔다. 특히 크림 반도는 러시와와 동부 유럽의 길목에 위치해있는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여러 이주민들이 정착하거나 이방인들이 러시아로부터 추방되어 자리를 반강제적으로 잡게 되는 지역이었고, 이에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섞이게 되었다.
크림 반도는 이후 소련의 해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소련의 8월 쿠데타로 인해 당시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휴양지였던 크림반도에서 쿠데타가 발생하게 되고, 이에 고르바초프는 한동안 이곳 크림반도에서 가택연금을 당하게 된다. 또한 소련이 해체될 무렵이던 1991년, 러시아계 주민들의 요구로 다시 크림 소비에트 사회주의 자치 공화국이 되었다가 1992년 헌법 개정을 통해 '크림 자치 공화국'이 되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상당한 미련이 있었다. 크림반도에 거주하던 주민들도 독자적인 헌법 개정을 통해 친러성향을 대놓고 드러내기도 하였고, 러시아 통제 아래 나라를 위치하고 교류할 목적도 분명하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와 싸우고 싶지 않았던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완만하게 합의하는 쪽으로 결론짓기로 하고, 이에 부다페스트 안전 보장 각서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보장하기로 하고, 크림반도를 포기하기로 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에는 러시아 흑해함대가 주둔하는 것이 허락되는 동시에 크림반도의 영토권이 인정되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2014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로 친러 성향의 야누코비치 정권이 붕괴되고 반러와 친서방 성향의 임시정부가 구성되자 러시아는 이를 악용하여 크림반도를 장악할 시나리오를 세운다. 크림반도의 주민들이 영토 내의 공항을 장악하고 독립 움직임을 보이며 우크라이나 중앙 정부와 마찰을 밎자 이에 러시아는 이러한 러시아계 주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크림반도를 점령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러시아에 의해 장악된 크림 자치 공화국은 3월 16일 주민들을 상대로 독립의사를 묻는 국민투표를 진행해 독립 여론을 확인했다. 이에 독립 및 러시아 귀속 찬성으로 96%라는 압도적인 여론이 나오게 되어 3월 17일, 크림 공화국으로 독립해 다음날인 3월 18일에 러시아 연방에 가입하면서 사실상 러시아로 편입하게 된 것이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연방은 강한 반발을 보이며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우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압박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의 우크라이나 제품의 통관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며, 우크라이나 회사의 러시아 내 계좌를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온 가스 공급가를 할인혜택에서 제외하겠다고도 했다.
반면 미국은 러시아 정부 관료 등 20여명과 금융기관 (방크로시아) 1개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 상황이 더욱 악화될시 유럽 지역 파트너 국가들과 공조하여 추가 행동을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UN 역시 반기문 사무총장이 크림 사태 이후 모스크바에 처음 방문하여 푸틴 대통령과 크림 사태에 대하여 논의했으며, EU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러시아 크림 반도 합병 건과 관련하여 12명 자산동결 및 여행 금지 등의 추가 제재를 밝혔고 러시아 정상회의를 취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크림 반도에서 군 병력 및 민간인 2만 5천여명을 철수시킴으로써 사실상 크림반도는 실질적으로 러시아의 행정권 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크림대교의 붕괴가 이후 전쟁에 끼칠 영향
우선 크림반도의 외부 보급은 거의 차단된다. 크림반도가 아직 러시아의 통제 하에 있고 그 면적이 상당히 넓기 때문에 그동안 러시아는 헬리콥터와 비행기를 통한 공중 보급로에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철도 및 트럭을 통한 육로 운송량과의 격차가 상당했고, 헬기와 비행기를 통한 수송 역시 옮길 수 있는 그 양에서 육로에 비해 상당히 적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육로 보급이 더욱 효율적인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크림 북부의 보급로들은 계속 전선이 후퇴중인데 거기에 크림대교까지 폭발했으니, 사실상 남부 전선의 분수령이 된 사건이 된 셈이다.
이에 크림반도로 통하는 러시아의 보급로는 자포리자주를 지나는 육로밖에 남지 않게 되는데, 이미 이곳은 우크라이나군의 포격과 타격이 남발하고 있는 상황이라 남부 전선에 더욱 큰 혼선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또한 크림대교를 잃으면 남부 전선 모두가 큰 위기에 빠지기 때문에 대안 그 자체가 전혀 없다고도 평할 수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는 지난 러시아 습격과 영토 획득으로 인해 상당부분 전쟁에서 승기를 가져왔다. 질렌스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군 현재 상황과 군물자 상황 등을 UN과 EU, 미국에 적극 공유하면서 퇴로를 뚫고 러시아를 정확하게 공격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토를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보급물자 또한 강하게 저지하면서 러시아는 군수물자 보급 뿐만 아니라 이후 전쟁을 그려나갈지도 불분명한 상황이 되었다. 러시아는 이미 수차례 해당 위기를 극복하고자 자국민들을 징병 및 징집하는 등 인적인 부분에서 약세를 매꾸려는 노력을 보여왔지만 그 또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내부로는 국민들의 반대와 내부 분열을 직면하고 있다.
러시아는 해당 붕괴를 우크라이나의 자폭 테러로 규정하고 있으며, 푸틴은 정부 위원회를 설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또한 러시아는 이를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로 규정하였기에, 이후 러시아가 핵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더 나아가 아직 러시아가 견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안전 부분은 그대로 무시한채 다시 철도 사용을 재개했다고 하는데, 이후 추가 사고는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겠다.
독재자의 말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2020년 10월 16일,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개막할 예정이다. 이미 이번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어 시진핑계 인사들로 권력의 핵심이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은 2020년부터 공동부유를 본격적으로 언급하며 '전체 인민 공동부유의 내실있는 추진'을 다룰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동부유의 본질을 '분배'로, '정치는 사회주의이며 경제는 자본주의'를 제창하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경제 또한 사회주의로 가게 된 것이다. 이에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의 중국 최대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수십조원대의 기부에 나서며 시진핑의 눈치를 보고 있다.
반대로 푸틴은 현재 국내외에서 사정없이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강한 권력자와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해외에서는 공격을 받을지언정 국내에서는 엄청난 환영을 받았던 푸틴의 모습은 이제 국내에서도 보여지지 않는다. 전쟁이라는 것은 단순히 자국의 팽창만을 담보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21세기의 전쟁은 20세기와는 너무나도 달라졌다. 국민들의 삶과 빅테크, 문명의 기술과 이기들은 전쟁으로부터 말소되고 피해를 받았고, 이 피해는 고스란히 러시아 국민들이 떠안았다. 실제로 러시아 국민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징집에서도 러시아 고위 간부층의 자재들을 쏙쏙 피하고 있다고 하지 않나.
중국 역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국내 경제와 자본을 가스 등의 천연 자원에 대부분 의지해온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국내 내실이 상대적으로 탄탄하여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에 러시아의 편을 들며 똑같은 대내외 정책을 펼칠 경우에는 어떻게 될지 모를 것이다.
이미 올해 9월 중순, 우크라이나군은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 탈환을 거의 완료한데 이어 동부 돈바스로 진격할 준비를 끝마치고 현재 승전중이다.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아우르는 돈바스는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 명분으로 삼은 지역이라, 이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승기를 잡는다면 전세는 확실하게 뒤집히고 만다. 이에 9월 13일, 러시아군은 일부 해당 지역에 퇴각하고 만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승전에 반발로 러시아는 강제로 점령 지역에 대한 러시아 편입 국민투표를 9월 23일부터 9월 27일까지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 대부분의 지역은 러시아에 편입되게 된다.
러시아 당국은 당연히 완강히 아니라고 말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나라들은 민주적이지 않고 강제 투표 또는 투표 조작이 이뤄졌을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9월 30일, 푸틴은 투표 결과에 따라 헤르손과 니콜라예프, 자포로지예와 도네츠크 등이 모두 러시아에 편입하는 것으로 결론내린다.
투표함이 엄청 투명하다. 역시 투표는 투명하게 진행된다. 투표 찬성률은 평균 95% 이상을 보였다. 정말 어마무시하다.
이러한 러시아의 막무가내 투표에 대해서 우크라이나의 질렌스키 대통령은 국민투표 시행시 더이상의 협상 가능성은 없다고 일체 못 박았다. 이에 푸틴은 막무가내로 투표를 단행하고 제멋대로 결론을 내리자, 우크라이나는 더이상 푸틴과의 협상은 없다고 말하며, 협상을 하더라도 다른 다음대의 대통령과 함께 하겠다고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하기도 했다.
단지 우크라이나 뿐만 이겠는가? 서부와 UN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들 역시 해당 투표를 인정하지 않으며 투표는 거진 국제법상의 효력도 받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이전같았으면 푸틴의 강력한 한 방으로 여겨졌을 투표 방법이, 오히려 현재는 푸틴의 마지막 발악으로 보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푸틴에 대해서 대비해야 할 것은 마지막 수단인 핵 무기이다. 그 말은 핵 무기만 제대로 견제하고 막는다면 전쟁이 장기화된다고 하더라도 우크라이나가 거의 이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과연 푸틴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나치즘의 마지막 말로처럼 그 역시 독재자의 비참한 말로를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중국의 시진핑처럼 중국의 국민들을 확 쥐어잡은 채 또다른 권력을 가져갈 것인가. 그것은 사실 아직 잘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푸틴의 현재가 중국을 비롯한 많은 독재자들의 미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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