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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는 우리의 유일한 주주..." 파타고니아의 한결같은 브랜드 스토리
    소셜 인사이트 2022. 9. 19. 10:14

    아웃도어 브랜드로 유명한 파타고니아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로만 유명하지 않다.

     

    파타고니아를 말할 때면 사람들은 다양한 것들을 떠올린다.

    대자연과 환경을 사랑하는 CEO 이본 쉬나드, 그리고 서핑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가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도 그 때만큼은 일하지 말고 서핑을 나가라고 종용하는 사람이 CEO로 앉아있었던 브랜드, 그리고 이제는 환경단체로 첫 발을 내딛게 된 파타고니아에 대해서 알아본다.

     

    Don't Buy this Jacket

     

    사지 말라면 더 사고 싶어지는게 사람들의 마음이건만...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

    거대한 물류창고 유통으로 한 해 물량을 다 털어내야만 다음 해의 이득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 입장에서는 블랙 프라이데이만큼 중요한 연례행사가 없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도 블랙 프라이데이를 노려 쇼핑 대전을 벌이곤 한다.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 때는 일단 제품을 집고 부르는 게 값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찌되었든 간에 물류창고 비용을 내는 것보다 할인을 해서라도 제품을 파는게 훨씬 더 이득이니까. 미국의 땅떵어리가 워낙 큰데 물류창고 비용이 얼마나 높겠는가. 따라서 대대적인 할인 행사가 이뤄지게 되고, 이러한 경쟁에서 뒤쳐지고 싶지 않은 대다수의 브랜드들 또한 블랙 프라이데이를 노려 상품 또는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

    파타고니아는 쇼핑 대란에 빅엿을 날린다. 바로 우리 거 사지 말라고.

    그 이유는 바로 우리 제품을 사는 행위만으로도 환경 오염을 유발하기 떄문이란다.

     

     

    소비를 반대하는 기업

     

     정확하게 말하자면 '필요없는 소비'를 줄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주장은 자본주의 사회와 마케팅 이론에서는 그리 타당하지 못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핵심 가치이며, 마케팅은 높은 세일즈를 기록하기 위한 행위인데 말이다.

     

    심지어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심지어 '소비'가 바로 자본주의의 꽃이며,

    소비자들은 소비를 함으로써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을 수 있다고 강하게 역설했다.

    브랜드를 강조했던 그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제품 그 이상의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마케팅 관점에서 보자면 소비는 마케팅 이론의 근간이다.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행위가 마케팅이며, 소비가 일어나야만 마케터들은 일을 시작할 수 있다.

    더군다나 프리미엄/럭셔리 제품의 경우 내가 이미 충족함과 만족감을 느꼈을지라도 더 사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있지 않나.

    내가 가방이 이미 하나가 있다고 해서 가방을 더 이상 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와 비슷한 개념이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이 자체를 부정한다.

    아무리 친환경적으로 제품이 제작되었다고 할 지라도 그 과정에서 최소의 환경 오염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제품 소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의 제품을 포함한 모든 제품들을 사지 말라고 던지고 있다.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히스토리

     

    파타고니아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남쪽에 자리한 트레킹 성지로, 거대한 안데스 산맥과 대지를 일컫는다.

    항해사 마젤란이 2m가 넘는 원주민을 보고는 거인을 뜻하는 포루투갈어 '파타곤(patagon)'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여기에서 해당 산맥의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맨 오른쪽이 파타고니아의 CEO 이본 쉬나드

     

    이본 쉬나드는 등반을 아주 좋아하는 젊은이었다. 이본 쉬나드는 함께 등산을 한 베테랑 등산가 친구들에게 등산에 필요한 여러 기술 제작법을 전수받고 이에 여러 종류의 등산 피톤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바로 이본 쉬나드의 첫 번쨰 사업이었다.

     

    그러던 1970년대 중반, 등산을 할 때 바위에 꽂는 피톤이 바위의 파손을 가중시키는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피톤의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되게 되었다.

    이에 이번 쉬나드는 자신이 제작하는 피톤이 바위와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것을 깨닫고 크게 충격을 받은 후 가장 큰 매출을 올리던 강철 피톤 생산을 과감하게 중단하기에 이른다. 대신 알루미늄 초크를 소개함으로써 바위 파괴를 최소화하고자 한다.

     

    이러한 점을 봤을 때 이본 쉬나드는 파타고니아를 창립하기 이전부터 환경과 자연을 깨끗하게 사용하고 돌려줘야 한다는 개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본 쉬나드는 이전부터 항상 "깨끗함"을 강조했다. 자연을 훼손하는 제품 생산을 용납하지 않았던 그는, 죽어버린 지구에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Climbing with only nuts and runners for protection is clean climbing.
    너트와 런너만 사용하는 등반이 깨끗한 클라이밍입니다.

     

    그리고 1973년 겨울, 등산용품을 보조할 수 있는 사업으로 스포츠 의류 사업을 본격화시킨 것이 바로 '파타고니아'이다.

    그렇게 파타고니아는 깨끗한 환경을 사용하고 돌려줘야 한다고 굳게 믿는 이본 쉬나드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본 쉬나드의 한국 전쟁 파견 당시 북한산 등반

     

    한 가지 번외로 재밌는 사실. 

    이본 쉬나드의 등산광 채질은 한국 전쟁 파견 당시에도 못 말릴 정도였다.

    1963년 주한 미군으로 한국전쟁에 파견된 그는 한국인 등반가 친구들과 북한산 인수봉에 종종 올랐다고 한다.

    이후엔 인수봉의 새로운 암벽 등반로를 개척하여 지금까지도 '쉬나드 A', '쉬나드 B' 루트로 불리우고 있다고 한다.

     

     

     

    파타고니아 브랜드의 이해

     

    조금 더 마케팅적인 얘기로 깊숙하게 들어가보자.

    우선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미션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시키지 않으며, 사업을 통하여 환경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 방안을 실행한다.
    Build the best product, cause no unnecessary harm, use business to inspire and implement solutions to the environment crisis.

     

    그렇다면 파타고니아는 어떻게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키울 수 있었을까?

     

    환경팀을 갖고 있는 기업,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는 말로만 환경을 외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밝힌 브랜드 철학을 실제로 실현시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고, 그것들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은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환경(ESG)팀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지금은 환경과 환경보호경영에 대하여 많은 관심과 목소리가 높아져 점차 다양한 기업들이 해당 팀 또는 부서를 만들고 있지만,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환경팀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파타고니아가 거의 유일했다.

    기업에서 일하면 직접적인 세일즈를 내지 않는 부서는 회사에서 거의 소외된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다른 기업들이 의무적으로 몇 줄 적어 냈던 브랜드 철학을 끝까지 지켜내기 위하여, 그들의 창립 목적과 이유를 재고하기 위하여 끝까지 환경을 위해 움직였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첫째, 모든 의류 소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었다.

    1988년 보스턴 파타고니아 매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집단 두통에 시달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인을 분석해본 결과 지하실 창고에 쌓아 놓은 면에서 독성 화학물질인 포름 알데히드가 발생했고, 이에 공기가 오염되며 사태가 악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파타고니아는 그 즉시 모든 제품에 사용되는 직물을 면밀히 조사하였고, 그 과정에서 목화 재배가 환경 파괴를 일으킴과 동시에 목화 그 자체도 해로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게 된다.

     

    결과적으로 파타고니아는 전 제품에 화학물질을 쓰지 않고 재배한 유기농 면 만을 사용하기로 결정한다. 시행 초기에는 30%만 제품 라인업을 출시했지만 1996년부터는 100% 전 제품에 유기농 면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정책은 파타고니아에게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 방향이었지만 브랜드 미션을 끝까지 고집하여 더 나은 제품을 소개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친환경적인 쓰레기 재생산과 매장 운영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창고와 같은 컨셉의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는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소재도 친환경적으로 하기 위하여 가능한 한 극히 인테리어를 배제하고 창고와 같은 컨셉으로 내부를 꾸미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친환경 페인트와 재활용 벽면 소재를 사용하고 매장 공사의 소재조차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환경 피해가 가장 적은 방법으로 제품을 가공하거나 쓰레기를 재생산하여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지막으로 파타고니아는 그들의 이러한 철학과 믿음을 대중들에게 들려주는데 거리낌이 없다.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펼치는 것이다.

     

    2000년 여름 파타고니아의 제품 카탈로그

     

    2000년 여름, 제품 카탈로그를 만들던 파타고니아는 난관에 봉착한다.

    카탈로그의 종이를 친환경적인 무염소의 재활용 용지로 선택하면서 제품 사진의 질이 매우 떨어졌기 때문이다. 

    제품을 선보이고 사람들의 소비를 유도해야 하는 카탈로그의 특징 상, 제품 사진이 제대로 보여지지 않다는 것은 카탈로그 원래의 기능이 손상됨을 의미했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다소 매출이 감소될지라도 브랜드 미션에 맞게 친환경 용지를 써야 한다고 결론지었고, 이에 원래 정했던 대로 재활용 종이를 사용해 카탈로그를 끝내 제작하기에 이른다.

     

    이에 사람들은 파타고니아의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 철학이 거짓이 아님을 공감하고 깨닫게 된다.

    브랜드 에반젤리스트(Brand Evangelist)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브랜드 에반젤리스트(Brand Evangelist)의 등장

     

    기독교에서 비롯된 개념인 '에반젤리스트'는 직역하면 전도사, 강도사를 지칭하는 단어로, 복음을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에 브랜드 에반젤리스트는 '기업 브랜드와 사랑에 빠져 광적으로 그들을 지지하는 소비자들'을 일컫는다.

    단순한 판매자와 소비자의 관계가 아닌, 정서적 연대를 이룬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기업과 브랜드가 전달하는 모든 말이면 우선 지지하곤 본다.

    과거의 경험에서 나온 믿음이 그들이 브랜드를 광적으로 신뢰하는 이유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랜드에게는 그들이야말로 든든한 우군이며 기업을 성장시키는데 꼭 만들어야 할 관계일 것임에 틀림없다.

     

    브랜드 에반젤리스트들에게 중요한 브랜드 요소는 다음과 같다.

     

    어떤 브랜드가 내 마음을 파고 들어오는가?

     

    마음을 파고 들어오게 하는 요소로 몇 가지를 댈 수 있다.

     

    첫 째, 브랜드가 추구하는 신념이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각 내에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슷할 때 그 기업의 브랜드를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즉 소비자가 추구하는 개인적 가치가 그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가치에 맞닿아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브랜드들은 타깃 고객들이 대다수로 갖고 있는 신념 또는 가치를 브랜드의 미션과 연결짓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브랜드 개성이 필요하다. 이는 브랜드 히스토리 또는 브랜드 창립자의 개성에서 나타날 수 있다.

    파타고니아를 사례로 들어보자. 파타고니아는 브랜드 히스토리부터 특이하다. 의류 브랜드이지만 그 시초는 등산 못이었다. 그리고 암벽 파괴를 걱정하게 되며 자연을 깨끗하게 돌려줘야 한다는 브랜드 철학까지 나오게 되었다.

    창립자는 또 어떠한가. 이본 쉬나드는 등산광이자 서핑광으로서 일생을 자연과 함께 보내온 인물이었다. 이러한 사람이 환경보호와 기후위기를 주장하니 더욱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서적 연대를 함부로 맺고자 모든 채널에서 급하게 덤벼들면 안된다.

    친구와 깊은 관계를 맺을 때에도 오래 보고 그 친구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하듯,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관계 또한 오래보고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파타고니아의 마지막 행보

     

    5R을 제안한 파타고니아.

    Reduce(사는 횟수를 줄이자), Repair(수선해서 다시 입자), Reuse(다른 사람이 입을 수 있도록 하자), Recycle(다 입고 버린 옷들을 수거해 재활용하자), Reimagine(자연이 유지되는 그런 세상을 함께 만들자)

     

    그리고는 항상 새로 사는 것보다는 헌 것을 입어야 함을, 재활용해야 함을, 자연을 아껴야 함을 강조한다.

     

    https://youtu.be/z20CjCim8DM

     

     

    그리고 2022년, 파타고니아의 마지막 행보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와 능력이 있는데도 하지 않는 것은 악한 것과 다름없다.

     

     2022년 9월 14일, 이본 쉬나드는 자신과 부인, 두 자녀가 소유한 파타고니아의 지분 100%를 통째로 넘겼다고 밝혔다. 쉬나드 일가가 넘긴 지분은 약 30억 달러(약 4조 1800억원)에 달한다. 지분의 98%는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비영리재단에, 2%는 신탁사에 넘겼다. 파타고니아의 연매출 100만 달러 역시 고스란히 기부된다. 쉬나드 일가에 남은 것은 0원.

     

    자신의 일생을 갈아 넣었던 파타고니아를 그대로 기부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이해되지 않기도 하다.

    이에 이본 쉬나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제 내 회사가 없어도 옳은 가치를 위해 계속 굴러갈 수 있게 되었으니,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

     

     

    기후위기가 2022년, 어느새 우리의 목전까지 다가오고 있다.

    환경을 위해야한다며 의무적으로 말했던 시민단체와 과학자들의 목소리는 어느새 급박해지고 있고,

    기후 위기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또한 불과 작년과 비교해도 상당히 달라졌다.

    우리는 현재 이미 위기를 맞고 있다.

    '내가 보이면 울어라' 라는 돌 또한 발견했다. 지금 우리는 울어야 할 때이다.

     

    이본 쉬나드는 자연과 환경을 사랑했다.

    클라이밍과 서핑을 사랑했던 그는 언제 어디서나 자연을 즐길 시간이면 다른 일을 하지 말고 자연에 몸을 맡기라고 말했다.

    이본 쉬나드는 마지막까지 파타고니아를 환경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그는 아무래도 서핑하러 갈 듯하다.

    파타고니아는 파도가 칠 때 서핑을 해야 제격이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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